[인터뷰] 캐나다 토론토 밀알교회 박형일 목사

인물 / 노승빈 주필 / 2025-10-16 06: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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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시작된 밀알교회의 소명

 

목사님께서 토론토 밀알교회를 섬기시게 된 배경과 부르심의 과정을 말씀해주세요.
저는 2013년부터 류응렬 목사님께서 시무하시는 워싱턴 중앙장로교회에서 9년 가까이 사역했습니다. 신학교부터 그리고 사역지까지 항상 함께했던 아버지같은 목사님과 함께 했던 9년이 제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토론토 밀알교회로부터 담임목사 청빙연락이 왔습니다.
사실, 미국이나 한국을 생각하고 기도하고 있던 저에게 캐나다로의 부르심은 너무 낯설고 처음에는 제가 설 자리가 아닌 것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뭔가 석연치 않은 마음으로 기도를 시작했는데, 2주 내내 하나님께서 창세기 12:1절 말씀을 제 안에 계속 주셨습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너무 의아해서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했을 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아내가 흠칫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반나절이 지나고 나서 처제에게 보냈던 문자를 저에게 캡쳐해서 보내주었습니다. “너무 이상하다. TV를 봐도, 유튜브 설교를 들어도, 책을 봐도, 사람들과 얘기를 해도, 창세기 12:1절 말씀을 듣게 하신다.” 그렇게 저희 가정은 캐나다로 가기로 감사가운데 결정하였습니다. 저는 “보여 주신 땅”으로 인도하실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보여줄 땅”에 있으셨기에 감사함으로 미국을 떠나게 되었고, 4년째 밀알교회에서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한인 이민교회가 직면한 도전과 토론토를 비롯한 캐나다 한인 사회의 복음 전파 상황은 어떤가요?
캐나다 한인 이민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단순히 교인 수의 감소나 세대 간의 문화 차이만이 아닙니다. 이민 1세와 2세, 그리고 3세를 아우르며 복음의 본질을 어떻게 다음 세대에게 살아 있는 능력으로 전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 속에서, 한국적 신앙 전통을 지키면서도 동시에 캐나다 사회 속에서 열려 있는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 긴장 가운데 서 있습니다.
특히 밀알교회를 포함한 이민 한인교회들은 ‘이민자의 고단함과 상처’를 끌어안고,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은혜를 선포하는 영적 피난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이민 2세, 3세들에게는 복음이 단순히 부모 세대의 전통이 아니라 그들의 언어와 삶 속에서 체험되는 인격적 만남이 되도록 다리를 놓는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결국, 오늘 이민교회의 사명은 단순히 교회가 유지되는 데 있지 않고, 복음을 살아내는 공동체로 서는 데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신 것처럼’, 이민 사회 속에서 외롭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다가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면 계실 자리에 같이 섬기는 것이 우리 한인교회의 소명이라 믿습니다. 교회는 단순히 한국 공동체의 모임을 넘어, 복음의 빛을 비추는 선교적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신앙이 교회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직장과 학교, 이웃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 그리고 화해를 드러내야 합니다. 그리고 밀알교회가 토론토와 캐나다에 그런 영적 방향을 제시하는 교회가 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복음화와 선교의 열쇠는 ‘다음 세대’에 달려 있다고들 합니다. 한인 2세, 3세 신앙 계승을 위해 가장 필요한 과제는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캐나다 복음화와 선교의 열쇠가 ‘다음 세대’에 달려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복음은 한 세대 안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다음 세대로 흘러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인 2세, 3세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과정은 단순히 한국어로 된 예배나 전통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신앙을 ‘언어와 문화의 틀’이 아니라 ‘부모와의 영적경험을 전해주는 것입니다. 부모 세대가 경험한 하나님을 영적 경험을 통해 1세대와 2세대가 영적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부모와 같이 드린 예배의 흔적, 예배가운데 받은 부모의 기도, 이민교회의 영적 유산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밀알교회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지금도 답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교회는 “교회같은 가정, 가정 같은 교회”라는 비전으로 목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가정에 교회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아래, 가정이 교회가 되는 것을 중요한 한 축으로 세워가고 있습니다. 그 중요한 기둥중에 하나가 바로 금요찬양집회입니다. 밀알교회 금요찬양집회는 유치부 아이부터 청년들과 장년들이 다같이 드리는 전 세대 예배입니다. 그래서 아이들 소리가 본당에서 많이 나지만, 성도들은 개의치않고, 당연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부모의 기도를 받으며 같이 예배했던 기억이 가득한 다음세대, 부모세대와 영적 경험을 같이하는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해 온 성도들이 기쁨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감사한 것은 매주 예배를 통해 금요일은 불금이 아니라 주님께 불받는 시간이라는 것을 다음세대들이 고백하고 있다는 것니다.
교회를 안다니던 청소년 자녀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가족과의 관계가 좋지 않던 가정이 회복되는 간증이 참 많습니다. 청소년 자녀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금요찬양집회 때 제일 앞자리에서 예배를 드리는 모습들이 너무 감사해서 눈물을 흘리며, 교회에 청소라도 하고 싶다고 하는 부모들을 자주 봅니다.

다시한번 느끼는 것은 언어는 다를 수 있어도 우리의 영적인 언어는 절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저희 교회에는 다음세대 철학 세 가지가 있습니다. ① 다른세대가 아니라 다음세대 ② 영적, 언어적, 문화적 1.5세 ③ Home-grown 1.5세 이전 세대와 같은 세대의 영적 흐름을 만들어, 영적 1.5세화된 영적 리더들을 세워가는 것이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쉼없이 이것을 교회가 뿌려나갈 때 2세와 3세들은 ‘부모 세대의 종교’를 넘어 ‘나의 하나님’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캐나다 토론토 밀알교회의 비전과 기도제목을 말씀해주세요.
한인들이 집중된 North York지역에 있는 우리 밀알교회는 30년의 역사속에서 “한 그루의 거목이 되기 보다 울창한 숲을 같이 이루길 원하는” 교회로서 토론토의 영적인 한 축을 든든히 그리고 겸손히 세워가는 교회입니다. 우리 밀알교회는 “내적으로는 교회같은 가정, 가정같은 교회를 이루고 외적으로는 토론토 지역사회와 이민자들을 섬기며, 지역 사회에 영적 Pipe가 되는 Pipe Church”를 꿈꾸고 있습니다. 사실, 팬데믹 이후 제가 교회에 부임하고 몇달이 지나 보니, 교인의 65% 가까이가 교회를 나갔고, 극심한 영적 침체에 있었습니다. 교회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에 대해 매우 고민하던 때에, 교회는 본질이 살린다는 것에 모든 목회의 방향을 걸었습니다.

“예배와 훈련”이라는 영적 본질에만 집중하며 4년을 지냈습니다. 감사게도 교회는 영적 본질에 집중할 때, 교회는 부흥한다는 것을 저희 목회내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초대교회의 부흥은 사도행전 6:8절 말씀처럼 “말씀이 왕성한 영적 부흥”이였습니다. 앞으로 저희 밀알교회가 캐나다와 북미에 영적으로 큰 도전이 될 수 있는 영적으로 부흥하는 교회가 되길 원합니다. 아울러 캐나다에서 One of the Largest Church 가 아니라 이민교회의 새로운 영적 방향을 제시하는 One of the Most Spiritually Unique Church가 되도록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목사님께서 좋아하시는 성경구절과 캐나다와 미국의 교포 크리스천들에게 신앙의 격려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저도 이민자로 살면서, 느끼는 것은 이민생활은 참 힘든 삶입니다. 어려운 삶속에 상황을 묵상하다보면 어느새 걱정이 마음 대부분을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이민의 길을 걸으며 많은 낯섦과 고독, 그리고 때로는 신앙의 흔들림을 경험할 때, 주님은 우리에게 분명히 선포하십니다
시편 48:14절에, “이 하나님은 영원히 우리 하나님이시니 그가 우리를 죽을 때까지 인도하시리로다.” 그러나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은 잠시 계시다가 떠나시는 분이 아니라, 영원히 함께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어느 신학자의 말씀처럼, 우리가 주님을 믿는 것은 세 가지를 믿는 것입니다. 과거는 에벤에셀(주님이 여기까지 도우셨다), 현재는 임마누엘(주님이 지금 나와 함께 하신다), 미래는 여호와 이레(주님이 준비하고 계시다).

내 삶 전체가 주님과의 동행입니다. 오늘도 우리 눈 앞에 보이는 현실이 때로는 답답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가 고백할 수 있는 소망은 하나님은 우리와 동행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이민생활내내 주님이 하셨습니다. 주님이 인도하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장례 때 제가 자주하는 말이 있습니다 “천국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계신게 아닙니다.”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그곳이 천국이 된겁니다.”
오늘도 내 삶에 하나님이 계시면, 그곳이 하늘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같이 고백하는 이민생활의 한 날이 되길 원합니다.

캐나다 토론토 밀알교회 www.milalchurch.com

대담. 노승빈 (뉴스타임스 주필,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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