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 별세, 여야 애도…"'침략' 명시한 용기있는 지도자"

국회/정당 / 김재성 기자 / 2025-10-18 08: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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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8월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전후 50년 담화('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7일 오전 오이타 시내 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2025.10.17 연합뉴스 제공

여야 정치권은 17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의 별세 소식에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고인은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과거사를 ‘침략’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분명한 역사 인식을 밝힌 용기 있는 지도자였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른바 ‘무라야마 담화’를 언급하며, “일본의 식민 지배와 주변국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과의 뜻이 담긴 이 담화는, 한일 양국이 과거의 불행을 넘어 상호 이해와 화해,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로 나아가는 데 밑바탕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정치적 선언을 넘어 동북아 평화와 화해의 길을 제시한 역사적 이정표였다”고 덧붙였다. 

 

▲ 1994년 6월 일본 도쿄 국회에서 연립정권 조각을 논의하는 당수 회담 전에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총리가 다케무라 마사요시(武村正義·1934∼2022) 신당사키가케 대표(왼쪽),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자민당 총재(오른쪽)와 악수하고 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7일 오전 오이타 시내 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2025.10.17 연합뉴스 제공

또한 “오늘날 일본 일부 지도자들이 무라야마 전 총리의 진정한 반성과 사죄의 정신을 계승하지 못하고, 과거사 문제에 대해 오히려 퇴행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며, “일본 정치권이 고인의 뜻을 다시금 되새기고 역사의식 앞에 겸손히 서서, 무라야마 정신을 바탕으로 진정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고인은 식민 지배와 침략 행위가 막대한 피해와 고통을 초래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정했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보상할 부분에는 책임을 다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고인은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핵심적인 계기가 된 ‘무라야마 담화’를 통해 일본 사회에 양심을 일깨웠고, 역사의 방향을 바꾼 인물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밝히며, “특히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 담화 계승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때,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 했던 무라야마 전 총리의 발걸음은 오늘날까지도 일본과 주변국 화해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며, “일본은 이제라도 그의 정신을 계승해 과거의 잘못을 성찰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실천할 용기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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