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인터뷰 사태 일파만파' KBS기자, 보직사퇴까지…

사회일반 / 홍정원 선임기자 / 2019-10-11 09: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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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보호는 안하고 유시민 말만…조사위 꾸려" 반발

▲ KBS 로고, 유시민 이사장이 지난 9월 24일 '알릴레오 라이브'를 통해 방송한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유튜브 화면 캡처.

 

조국 법무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사 '김경록씨 인터뷰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KBS가 김씨 인터뷰를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하자 기자가 보직사퇴(부장이나 국장직에서 물러나 평사원이 되는 것) 의사를 표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지난 10일 김씨 인터뷰 관련 해당 부서장인 성재호 사회부장이 보직사퇴 의사까지 밝히며 공식 반박문을 올렸다. 법조팀 기자도 KBS의 대처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며 항의했다. 이에 앞서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씨와 지난 9월 10일 이뤄진 KBS의 인터뷰 내용이 검찰에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KBS는 바로 다음 날인 9월 11일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출했다는 유 이사장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김씨 인터뷰를 보도했다. 의혹이 이어지자 KBS는 외부 인사가 꾸리는 조사위로 해당 인터뷰 내용 유출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이에 김씨 인터뷰를 보도한 팀을 포함한 KBS 기자들은 "사측이 취재진 보호는 뒷전이고 유 이사장 말만 듣고 현장과 상의 없이 조사위를 구성했다"며 비판했다. 기자들 사이에선 "다음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KBS가 몸 사리는 게 아니냐"는 말도 했다. 또 김씨 인터뷰를 책임진 성재호 사회부장은 10일 사내게시판에 '김씨 인터뷰 전문'을 올리며 "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공표했다.

 

성 부장은 "당시 조 장관과 정 교수는 사모펀드 투자과정에서 운용사 투자처와 투자 내용 등을 사전에 몰랐다고 주장해왔는데 김씨는 인터뷰에서 정 교수가 사전에 알았다는 증언을 했다. 이것보다 중요한 게 있나"라고 주장했다. 성 부장은 유 이사장의 '김씨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출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자산관리인의 증거 인멸 혐의를 검찰에 물은 게 아니다. 정 교수 의혹을 검찰에 물은 것이다"며 "검찰엔 우리 보도가 별반 새로울 게 없었다"고 말했다.

 

또 성 부장은 정 교수에 대해 "김씨는 정 교수 때문에 형사처벌 위기에 놓였는데 정 교수는 여전히 김씨에게 자신에 향하는 비판을 막아줄 총알받이가 돼달라고 한다"며 "이제 그만 놔주라"고 비난했다. 또한 성 부장은 "지금 유 이사장에겐 오직 조 장관과 정 교수만 중요하다. 진영 이익과 논리를 대변하는 언론이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한 개인의 인생을 제물로 해선 안 된다"며 "개인 희생을 당연시하며 시대정신을 앞세우면 그건 언제든 파시즘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 부장의 보직사퇴와 조사위 구성에 대한 반발을 시작으로 후배 기자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조태흠 법조반장은 "김경록씨에게 인터뷰 당시 정 교수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방송될 수 있다고 충분히 설명했다"며 "또 김씨가 당시 피의자이고 크로스체크는 취재의 기본이라 배웠기에 검찰에 두 가지를 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 반장은 "정 교수가 지난 2017년 초 자산관리인 김씨에게 먼저 코링크 제안서를 들고 온 것이 맞는지와 정 교수가 사전에 사모펀드 내용을 알았다면 자본시장법과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는지에 대해 질문했으나 검찰은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조 반장은 "회사는 기자를 보호하기 위한 어떤 조치를 했는가"라며 "유 이사장 주장은 허위사실인데 회사는 왜 민·형사상 조치를 망설이며 오히려 그 사람의 주장을 수용하나"라고 지적했다.

 

김씨 인터뷰 사태에 보수성향 노조 KBS공영노조도 성명을 냈다. 노조는 "성 부장은 문재인 정권 출범 당시 민주노총 산하 KBS언론노조 위원장이었다"며 "그런데도 이제 내부에서조차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반발하는 것"이라고 사측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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