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21주째…경찰 최루탄 난사했지만 '소강상태' 이유

국제 / 홍정원 선임기자 / 2019-10-28 09: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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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심화·송환법 철회'에 시위 동력 상실
시위 지나친 과격화로 일부 시민 등돌린 영향도
▲ 27일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을 우산으로 막는 홍콩 시위대. AP통신=연합뉴스



21주째를 맞은 홍콩 주말 시위가 점점 소강상태로 접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천 명 홍콩 시민들은 현지 유명 관광지 침사추이 지역의 솔즈베리 가든에서 경찰 폭력 행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시민들은 경찰이 송환법(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 진압과정에서 현장 취재기자에게 최루 스프레이(최루탄)를 뿌리고 구타하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 강력히 비난했다. 경찰이 지난 20일 시위 진압과정에서 파란색 염료를 섞은 물대포를 홍콩 이슬람 사원인 카오룽모스크 정문에 발사한 것도 규탄했다. 시위대의 복면금지법(마스크 착용 금지법) 시행에도 마스크와 가면을 쓰고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경찰이 화학무기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위대가 침사추이 지역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에 나서자 경찰은 최루탄, 고무탄, 대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이에 시위대는 몽콕, 토카완, 왐포아, 야우마테이로 흩어져 화염병과 돌로 맞섰다. 시위대는 '반중 정서'를 드러내는 중국 본토 기업 체인점인 베스트마트360과 친중 재벌 '맥심그룹'이 홍콩 운영권을 소유한 스타벅스에 들어가 기물을 파손하는 등 격렬하게 시위했다.

일부 시위대는 삼수이포 경찰서, 충사완 정부청사에도 화염병을 던졌고 성조기나 영국 국기, 대만 국기를 들었다. 시위대는 몽콕 지하철역 입구에도 방화했고 여러 지하철역 입구에 연막탄을 투척했다. 또 시위대가 쓰레기통과 폐품을 철로 위에 던져 전철 운행도 중단됐다. 야우마테이에선 시위대에 의해 사복 경찰로 여겨진 한 남성이 망치 공격을 받아 머리를 다쳤다. 몽콕에서는 중국 표준어 만다린을 쓰는 한 남성이 시위대로부터 맞았다.

경찰은 과격하게 최루탄을 발사해 시위대가 아닌 시민들도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후 10시까지 11명이 시위하다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중 1명은 중상을 입었다. 쿤퉁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프린스에드워드 시위 진압 희생자를 추모한다며 종이학 접기 추모회를 펼쳤다.

경찰은 지난 8월 31일 프린스에드워드 역에서 시위대 63명을 체포했는데 당시 지하철 객차 내부까지 들어가 시위대에 곤봉을 휘두르고 최루탄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들이 발생했다. 이후 프린스에드워드 역에서 시위대 3명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에 홍콩 정부와 경찰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설을 부인했으나 효과 없었다.

시위대가 경찰과 격렬히 충돌했으나 시위대 인원은 수천 명에 달해 전보다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9일 100만 명, 6월 16일 200만 명, 8월 18일 170만 명 등 100만 명을 넘는 집회가 세 차례 열리고 수십만 명이 참여한 시위도 수차례였던 것에 비하면 많이 줄어들었다.

참여 인원이 줄어든 이유는 '시위 장기화' 영향으로 관광, 운송, 호텔, 금융이 타격 받으면서 경제가 어려워지자 시민들이 등 돌린 영향으로 관측된다. 홍콩 정부가 지난 23일 이번 시위의 근본 원인인 송환법을 공식 철회한 것도 시위 동력이 떨어지는 것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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