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의 터키, 쿠르드 공격…민간인 피해 '10만 피란'

국제 / 홍정원 선임기자 / 2019-10-12 11: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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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서 8㎞ 진격·마을 13곳 장악"
유엔 추산 10만명 피란
▲ 터키군의 공격 피해 피란길 오른 라스 알-아인 주민들. AP=연합뉴스

 

터키가 화력을 앞세워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쿠르드 민병대(YPG)는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로 축적한 실전 경험으로 터키군에 맞서고 있지만 터키군 화력에 뒤로 밀리고 있다. 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이날 현지 TRT 방송과 인터뷰에서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 일파)이 시리아 국경에서부터 8㎞까지 진격했다"고 말했다.

 

터키군은 시리아 국경에서 30㎞까지 진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터키가 시리아 국경을 따라 설치하려는 안전지대 폭과 같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이날 군 수뇌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작전을 시작한 후 총 342명 PKK(쿠르드노동자당)/YPG 테러리스트를 무력화했다"고 했다.

 

PKK는 터키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으로 터키는 YPG를 PKK의 시리아 지부로 보고 있다. 하지만 YPG를 주축으로 구성된 시리아민주군(SDF)은 터키 당국 발표가 SDF 사상자를 부풀린 것이라고 반박하고 현재까지 전사는 22명이라고 밝혔다. 또 개전 후 터키군과 SNA 병사 262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지만 터키 국방부가 확인한 전사자 수는 5명이다. 양측은 피해는 줄이고 전과는 확대, 발표하는 것으로 보인다.

 

터키 언론들은 이날까지 터키군이 시리아 국경도시 탈 아브야드와 라스 알-아인 인근 마을 13곳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터키군이 점령한 마을 수는 전날보다 2곳 늘었다. 터키가 지원한 시리아 반군 일파도 점점 시리아 북동부로 몰려들고 있다. 터키 방송 CNN 튀르크는 시리아 북부 도시 알밥에서 SNA 병사 500명이 작전에 합류할 준비를 끝냈다며 이들이 이슬람식 출정 의식을 올리는 장면을 내보냈다. 알밥은 지난 2016년 8월 터키군이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을 펼쳐 점령한 곳이다. 

 

마르반 까미슐로 SDF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이라크 접경 아인 디와르부터 서쪽으로 400㎞ 이상 떨어진 코바니까지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모든 전선이 불타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인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SDF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전날 오후까지 민간인 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SDF 공식 트위터 계정은 개전 사흘째인 이날 터키에서 접속이 차단됐다. 시리아 북동부 활동가 단체 '로자바 정보센터'는 쿠르드 적신월사(적십자에 해당하는 이슬람권 기구) 소속 하산 박사 개인 트위터 계정에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27명이 숨졌고 30∼35명 아이가 다쳤다"는 글을 올렸다.

 

터키에서도 SDF 박격포 공격으로 생후 9개월 된 유아를 포함해 민간인 9명이 숨졌다. 이날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샨르우르파주(州) 수루츠 마을에 SDF가 발사한 박격포탄이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 전날에도 샨르우르파 아크자칼레 마을과 마르딘주(州) 누사이빈 마을 주민들이 박격포와 로켓 공격을 받아 7명이 숨졌다. 

 

터키군 공격을 피하기 위한 쿠르드 민간인 피란행렬은 계속 수가 늘어나고 있다. 유엔은 이날 성명을 내 "시리아 북동부에서 이미 약 10만명이 피란을 떠났다"며 "약 40만명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상수도 시설이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탈 아브야드와 라스 알-아인 등은 이미 아무도 살지 않는 도시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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