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청정국’ 라오스…어쩌다
- 글로벌 / 최진승 선임기자 / 2021-05-15 14: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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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게티이미지. |
[아시아뉴스 = 최진승 선임기자] 라오스는 선제 록다운(Lockdown)을 통해 동남아에서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지난해 3월 31일 약 한 달간의 록다운 후 선택적 국경봉쇄가 효과를 내 코로나 청정국으로 불렸다. 그러나 올해 4월 14일부터 시작된 신년 삐마이 연휴 이후 상황은 180도 격변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라오스 신년 연휴 기간에는 고향이나 관광지를 찾는 인파가 크게 증가한다. 국경 봉쇄에도 불구하고 비공식적으로 태국을 드나드는 경우가 있는데, 태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증가세의 불길이 라오스에 그대로 옮겨붙었다. 인도발 코로나 영향이 동남아로 건너와 라오스까지 도달한 것이다.
특히 태국 농카이주를 다녀온 59번째 확진자가 확진 전까지 비엔티안 시내를 광범위하게 돌아다닌 것이 확인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라오스 정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2주간 비엔티안 시에 대한 록다운을 공표했다.
라오스 정부는 금융, 물류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재택근무가 의무화됐고, 생필품 구입, 병원 내방 등을 제외하고는 이동을 엄격히 제한했다. 특히 지난달 23일부터는 봉쇄지역이 보케오주 등 7개 지역으로 확대했고, 사실상 전국적으로 봉쇄령이 내려져 지역 간 이동이 금지된 상태다.
라오스 코로나 누적 확진자 규모는 지난해까지 누적 확진자가 41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1286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지난달 21일부터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해 일일 평균 63.4명을 기록해 20일 만에 126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주변국 대비 적지만 인구 규모(720만 명)를 고려할 때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라오스 부총리는 지난 4일 록다운 종료를 하루 앞두고 봉쇄를 15일 더 연장해 오는 20일까지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애초 록다운 연장시 거리 이동 자체가 봉쇄될 것이라는 예상됐으나, 기존 록다운 수준에서 기간만 연장하는 방식을 취했다. 또 7일부터는 비엔티안 시 확진자 규모가 15명 이하로 줄어들면서 도로를 봉쇄를 위한 바리케이드 대다수가 사라졌다.
록다운이 장기화되면서 거리는 한산해지고, 아직까지 문을 연 상점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재택근무를 해온 라오스 정부 공무원들은 지난 10일부터 차츰 업무로 복귀하는 추세다. 또 비엔티안시 도로에는 출근 시간을 중심으로 차량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라오스는 최빈국임과 동시에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나라 중에 하나다. 특히 음압 격리 병실이 10개에 불과해 확진자 발생에 치료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라오스의 최대 투자 국가인 중국이 가장 먼저 손길을 내밀었다. 중국은 지난달 5일 25명의 의료진과 마스크, 방호복, 테스트장비 등 150만 달러 규모의 의료 관련 품목을 지원했다.
25명의 의료진은 라오스·중국 간 철도건설 현장과 비엔티안에 소재한 중국계 경제특별구역(Vientiane Saysettha Development Zone)을 우선 점검하고, 라오스 보건부와 협력해 라오스 내 병원 등에서 코로나 관련 대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간 중국의 대(對)라오스 투자규모는 지난해 말 누적 기준으로 596개사 62억 달러에 달한다.
태국의 지원도 뒤를 이었다. 지난 7일 태국 정부는 현지 대사관을 통해 구호물자와 현금 200만 바트(약 6만 4000달러)를 라오스에 전했다. 구호물자는 2차로 나눠서 전달하는데, 1차 지원 물품은 430만 바트(약 13만 달러) 규모로 180개 병상과 마스크 5만개, 방호복 2370개 등으로 구성됐다.
태국은 이달 말까지 850만 바트(약 27만 달러) 규모로 구성된 2000개의 방호복과 2500개의 코로나 검진기, DNA·RNA 추출기 등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사바나켓주에는 제세동기, 환자감시장치, 적외선 온도기, 산소 조절기 등 의료기기가 기증된다.
민간 차원의 지원도 이어졌다. 라오스 내 태국 상공회의소 등 민간 경제단체들은 340만 바트(약 11만 달러) 규모의 현금과 의료기기를 지난 12일 라오스 정부에 전달했다. 태국의 대(對)라오스 투자규모는 중국에 이어 2위다. 지난해까지 47개사가 약 6억 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록다운이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대다수 현지 전문가들은 이달 20일로 봉쇄 조치가 끝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확진자 동선에 대한 기술적 파악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확진자 발표를 믿기 어렵다는 주변 반응도 감지된다.
현지 전문가는 “건설 프로젝트 관련 분야는 록다운 적용 예외 업종으로 지정됐으나, 신규 프로젝트 공고는 계속해서 연기되는 분위기다”라며 “현지 발주처, 경제특구 관리사무소, 바이어 등 대다수 연락을 취하기에 애로가 있으며, 대다수 기업이 교대근무를 넘어서 급여를 조정하여 근무시간 자체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국 상황을 보면 라오스가 코로나를 빠르게 극복할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완벽한 국경봉쇄는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진승 기자 jschoi@asia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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