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코로나19 위기에 경제 봉쇄령 시행

글로벌 / 김영상 기자 / 2021-06-07 14: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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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부,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전면 락다운

▲ 사진 = 게티이미지.

 

[아시아뉴스 = 김영상 기자] 말레이시아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3월 29일 941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해서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달 29일에는 9020명이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확진자 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7000명이 넘는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총인구가 3300만명인 것을 고려할 때 최근 보고되는 코로나19 확진 추이는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19의 큰 피해를 받고 있는 다른 국가와 인구 대비 확진자 수를 비교해보면 그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달 20일 기준, 말레이시아의 인구 100만명당 확진자 수는 2만 1028명을 기록하며 인도 1만 8808명, 미국 9106명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3일에는 인도가 161.1건, 미국 38.59건을 기록한 반면, 말레이시아는 더 늘어난 2만 1553건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 또한 급증하고 있다. 4월 23일 기준 100만명당 0.22명이었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지난달 30일 2.41명으로 치솟았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사망률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100만명당 사망자 수는 5월 중순 이후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말레이시아 무히딘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전면적 락다운(Full Lockdown)을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애초 국가 경제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부분적 락다운을 시행했다. 하지만 확진자 수의 급증으로 인해 환자 수용시설의 부족과 의료계의 부담이 증폭되면서 결국 전면적 락다운이라는 조치를 취하게 됐다. 전면적인 락다운은 6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시행되는데, 말레이시아 정부는 단계별 계획에 따라 경제 봉쇄를 점차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17개의 필수 업종을 지정하여 전면적 락다운 기간에도 사업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필수 업종에 포함되지 않은 사업장은 운영할 수 없으며, 대부분의 정부 기관 또한 2주간 전면 재택을 시행하고 있다. 필수 업종에는 식음료, 의료, 물, 에너지 등 말레이시아 국민의 기본 생활을 위한 필수 부문이 포함됐으며, 호텔 및 숙박, 물류 서비스의 경우는 제한적으로 운영된다.
 

어업, 축산업, 플랜테이션과 관련된 산업은 운영이 허용되며, 제조업의 경우 항공우주, 식음료 제조, 포장 및 인쇄, 위생용품, 건강보조제, 안정장비(고무장갑 포함), 의료기기, 전기전자, 석유화확, 기계 장비, PPE 제조 전용 섬유 등 12개 부문만 운영이 가능하다. 건설현장의 경우 노동자 숙소가 제대로 갖춰졌을 때에만 작업이 허용된다. 운영이 허용되는 민간 사업장은 총인원의 최대 60%까지만 근무할 수 있다.
 

이번 봉쇄 기간 일반 국민의 이동 제한도 대폭 강화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800개의 검문소가 설치돼 말레이시아인의 이동을 통제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국민은 식료품 및 의약품 구입 목적으로만 외출할 수 있으며, 거주지 반경 10km 내에서만 이동이 가능하다. 승용차에는 1대당 최대 2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며, 밤 8시 이후에는 외출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조깅이나 가벼운 개인 운동은 오전 7부터 오후 8시까지 부분적으로 허용되지만, 타인과 2~3미터 이내 접촉하는 것은 금지되고 있다.
 

필수 업종이 아닌 대부분의 사업장이 폐쇄되면서 상당수의 진출 기업이 제품 생산을 할 수 없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말레이시아로 수출하는 기업 역시 현지 기업의 사업장 폐쇄로 인해 추진 중인 거래가 연기되거나 현지 기업의 재정 악화로 인해 거래가 무산 위기에 처하는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국내로 제품을 수입하는 기업의 경우에도 원부자재 수급 문제 등으로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말레이시아 바이어의 대금 송금이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락다운 기간 동안 현지 기업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생산뿐 아니라 재무, 회계 등의 업무에도 차질이 생겨 대금 결제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은 필수 서비스로 분류돼 이동제한명령 기간에도 영업을 하고 있지만 근무 직원 수를 축소하거나 일부 지점만 운영을 하는 등 제한적으로 운영을 하는 상황이다.

 

락다운 기간에도 말레이시아 표준산업연구원(SIRIM Berhad)을 비롯한 대부분의 인증기관이 전면 재택근무를 하고, 제한된 운영을 하고 있다. 인증 취득을 대기 중인 기업의 사업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피해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관계자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내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 최근 코로나19 진단 키트, 손 세정제, 마스크 등 코로나19 관련 제품의 수출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무역 사기에 대한 리스크도 높아지고 있다”라며 “현지 기업에서 전달한 증빙 서류가 말레이시아 기업위원회(SSM) 자료와 불일치한 경우도 있으며, 구매주문서(Purchase Order) 상의 기업 로고가 실제 기업 로고와 다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kysang@asia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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