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구인 시장…코로나19 이후 악화
- 글로벌 / 김영상 기자 / 2021-05-24 16: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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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게티이미지. |
[아시아뉴스 = 김영상 기자] 호주 내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호주는 임시 비자제도 및 고숙련 기술자 대상 비자제도를 운영해 부족한 인력을 충당해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워킹홀리데이 제도가 잠정 중단되는 등 해외로부터의 인력 유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직후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떠나면서 호주 기업들뿐만 아니라 호주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도 구인난을 겪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하반기 호주는 경기불황, 실업률 상승의 장기화를 우려했지만, 코로나19 지역 감염 없이 사회가 안정되면서 신규 고용 및 사무실 근무를 재개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실업률은 5.6%로 지난해 7월 7.5%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 사이 ‘빈 일자리(job vacancy)’가 14% 증가해 28만 9000여개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6만 1000여개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용주들이 채용을 재개했고, 일부 산업군에서는 구인난을 겪고 있는 상황을 반영했다.
필요한 인력 대비 채용 가능한 인력이 적은 현실인데 해외에서의 인력 유입이 국경 봉쇄로 급감한 것이 주요인이다. 건설, 제조, 과학, 첨단 기술, 의료, 사회복지 등의 분야에서는 전문기술을 보유한 인력이 부족하고 소매, 숙박, 외식업의 경우, 워킹홀리데이 등 임시 비자 소지자의 인력이 부족하다.
코로나19 이전 호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해외 인력 비중이 미국 다음으로 높았으나, 코로나19 이후 호주가 해외로부터의 입국을 특별한 예외 사항이 아닌 이상 금지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독립기술이민으로 호주에 입국한 인원은 2720명으로 전년 동기 3만 4770명의 10%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호주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지방 도시 위주로 구인난을 겪어왔지만, 코로나19 이후 더욱 심화됐다. 리저널 오스트레일리아 인스티튜(Regional Australia Institute)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호주의 인구 집중 도시들과 그 외 지역 간 일자리 수 변화에 편차가 크다.
올해 1분기 호주 지방지역에 6만 6200여개 일자리가 있으며, 이러한 일자리들은 농장, 과수원의 일꾼, 요리사, 일반 판매원 등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 회계사, 변호사, 의사 등 다양한 직종의 인력이 부족하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해외 인력 유입 저조의 여파가 크며, 지방 도시 내 기술 훈련, 직업 양성을 위한 교육 서비스에 정부의 투자도 부족하다. 호주 밀레니얼 세대들을 중심으로 삶의 여유와 넓은 주거공간, 재택근무 등을 선호하면서 변두리 지역으로 이주하는 트렌드가 생겨났지만, 현재도 변두리 지역의 인력 부족은 여전하다. 아울러 호주 구인난을 겪고 있는 IT산업, 의료계 등도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지 관계자는 “이미 호주에 들어와 있는 유학생 등 임시비자 소지자들에 대한 비자 기한 연장, 거주 요건 완화가 지속 요구되고 있지만 호주 내무부는 이러한 비자제도 변경에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해외에서 호주로 취업을 준비한다면 지금 당장은 현실적으로 입국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kysang@asia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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