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홍콩 녹색채권시장
- 글로벌 / 장신신 기자 / 2021-06-16 16: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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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게티이미지. |
[아시아뉴스 = (홍콩) 장신신 기자] 전 세계 국가에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2050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by 2050) 계획 발표 이후로 홍콩에서 친환경 사업의 자금조달을 위한 녹색채권(Green Bond)시장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 녹색채권은 친환경 프로젝트의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되는 채권으로 일반 채권과 동일한 구조로 발행되지만 조달된 자금을 친환경 관련 사업에 사용해야 하는 제한이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국제 기후채권기구 CBI(Climate Bonds Initiative)의 연구 보고에서 지난해 홍콩에서 발행된 녹색채권이 총 120억 달러에 달했으며, 2015~2020년 6년간 녹색채권 규모가 총 380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홍콩 녹색채권 발행기관 중 약 60%는 중국 기업·기관이며, 중국에 이어 홍콩 기업·기관들이 약 26%를 차지했다. 나머지 부분은 주로 아시아 태평양과 동유럽 국가 발행자로 구성하고 있다.
홍콩은 국제금융센터로 중국 본토와 글로벌 녹색금융 투자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투자유치 정책에 따라 홍콩 녹색금융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CBI에 따르면 정부 녹색채권(Sovereign Green Bond) 발행 영역에서 선진시장에 속한 홍콩은 2019~2021년 정부에서 총 35억 달러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채권 수익을 주로 폐기물관리 및 재활용, 녹색건축, 하수 처리, 에너지 절감 및 효능 향상 등 4개의 친환경사업 지원에 투입했다. 홍콩의 녹색금융 생태계(green finance ecosystem) 활성화를 위해 향후 5년간 660억 홍콩 달러(약 85억4900만 미 달러)의 채권을 추가 발행할 예정이라고 홍콩 정부가 올해 초 발표했다.
홍콩 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관련 투자활동 촉진을 위해 올해 5월 홍콩 정부는 기업 녹색채권 발행 지원 프로그램인 'Green and Sustainable Finance Grant Scheme'을 출시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격 채권발행자에게 채권 발행으로 인한 행정비용과 법률상담 비용을 지원해 기업으로부터의 녹색채권 발행을 독려한다.
또한 홍콩 재정부에서 발표한 녹색채권 촉진 계획에 따르면 기후 위기로 인해 발생할 기업의 재무 리스크 정도를 투자자들이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 정부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재무정보 공개를 위한 태스크포스’(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에 따른 공시를 2025년 전에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녹색채권 시장의 투명성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홍콩을 통한 중국 본토 녹색채권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中國人民銀行)에 따르면, 글로벌 팬데믹에 따른 중국의 녹색채권 발행량 축소에도 불구하고 2020년 기준 중국 녹색채권의 규모가 총 8132억 위안(약 1,264억 달러)으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중국 시장을 연결하는 발판인 홍콩을 통한 중국 본토 녹색채권 투자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인민은행과 홍콩 금융관리국(Hong Kong Monetary Authority)은 2017년 7월 홍콩과 중국 본토 간 채권 교차 매매 프로그램 채권통(債券通, Bond Connect)을 시행했다. 채권통 체제 하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홍콩 내 은행 계좌를 보유하면 중국 본토의 결제 대리인의 도움이 필요 없이 블름버그 등 글로벌 거래 플랫폼을 통해 중국 본토의 채권 시장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채권통에서 전자서류제출(E-filling System) 시스템을 출시해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시장에 진입하는 절차가 간소화됐다.
올해 4월 기준 채권통에 참여하는 해외 투자기업 수가 지난해 12월 대비 153개사 증가했으며, 하루 평균 거래량이 247억 위안(약 38억 400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금의 용도를 보면, 지난해 홍콩과 중국본토를 연결하는 대만구(Greater Bay Area) 지역 내 발행된 녹색채권이 주로 녹색건축(44%), 친환경 교통(20%), 재생에너지(14%), 폐기물처리(11%) 등을 짓는 프로젝트에 활용될 것이라고 CBI가 밝혔다.
현지 무역관은 “향후 녹색사업에 대한 채권 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재생에너지, 녹색 건축 등 지속가능한 사업에 대한 투자 및 융자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이에 따른 홍콩 내 친환경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해외 기업과의 협력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신신 기자 kiraz0123@asia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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