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위험 없는 지역’ 현재는 16곳… 10년 내 ‘한프리카’

사회일반 / 김재성 기자 / 2019-08-02 08: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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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2021~2030년 위험도 평가
전국 229곳 지방정부 중 63% 높음
‘매우높음’ 지역은 19곳→72곳으로




▲ 전국 '폭염 위험도' 지도. 공=환경부



앞으로 10년간 전국의 폭염 위험이 과거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가 기상청 기후전망 시나리오를 활용해 전국 기초지방정부 229곳의 ‘폭염 위험도’를 평가해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01~2010년 30%였던 폭염 위험지역은 2021~2030년엔 63%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는 폭염 위험도를 매우 높음, 높음, 보통, 낮음, 매우 낮음 등 5단계로 나눠 평가했는데, 폭염 위험지역은 ‘높음’과 ‘매우 높음’을 보인 곳이다. 위험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온열 질환 등에 따른 인명 피해 위험도 커진다. 환경부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과 최고기온을 비롯해 65살 이상 및 5살 미만 인구비율, 도시화 면적 비율, 인구당 응급의료 기관 수 등을 따져 위험도를 분석했다.



폭염 위험도가 ‘매우 높음’으로 평가된 지역은 2001~2010년과 2021~2030년 각각 19곳에서 72곳, ‘높음’으로 평가된 지역은 같은 기간 50곳에서 73곳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위험도가 ‘보통’인 지역은 80곳에서 64곳으로, ‘낮음’ 지역은 64곳에서 19곳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1~2030년에 폭염 위험도가 ‘매우 낮음’으로 예측되는 지역은 강원 태백 1곳에 불과했다. 2001~2010년 기준 이 지역은 경기 용인, 경북 울릉, 강원 14개 시·군 등 16곳이었다.



이런 분석은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해 2100년까지 추가로 지구에 흡수되는 태양 에너지양이 8.5W/㎡일 경우의 기상청 기후전망 시나리오(RCP 8.5)에 따른 결과다.



저감 정책 효과로 온실가스가 상당히 줄어들더라도 희망적이지 않다. 환경부는 2100년까지 지구로 흡수된 태양 에너지양이 4.5W/㎡일 때 기후전망 시나리오(RCP 4.5)를 적용해도 폭염 위험도 ‘매우 높음’ 지역은 48곳, ‘높음’ 지역은 78곳으로 늘어나 전체의 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환경부는 지자체에 따라 노인 인구, 응급의료기관 인프라 등이 다르기에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연진 환경부 신기후체제대응팀장은 “폭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지자체들이 폭염 대응력을 높이면서 민감계층이 당장 폭염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단기적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전국 '폭염 위험도' 지도. 공=환경부




일반적으로 폭염은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일 때를 말한다. 폭염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폭염주의보가 내려진다. 우리나라 평균 폭염일수는 1980∼2000년대는 8∼11일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31.5일로 껑충 뛰었다. 온열질환자 역시 2011∼2017년 연평균 1132명(사망 11명)이었으나, 지난해 4526명(사망 48명)으로 급증했다.



이런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총회에서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해 “이대로 지구 온도가 계속 상승한다면 약 4억2000만명이 극한 폭염에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국립기후복원센터는 지난 5월 발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2050년에는 지구 육지의 35%, 지구 인구의 55%가 생존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폭염에 1년 중 20일 이상 노출되고, 인위적으로 시원한 환경을 만들 수 없는 가난한 나라와 지역은 독자 생존이 불가능해진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이에 최근 폭염대응지원단을 가동해 지자체의 폭염 대응력 제고와 민감계층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 독거노인과 차상위계층 등 900가구에 쿨매트와 양산 등 대응용품을 지급하고 전국 경로당과 마을회관 1000여곳을 방문해 폭염 시 행동요령 및 건강관리 요령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키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폭염이 심화됨에 따라 노동자의 건강보호를 위해 폭염 시 무더위 시간대(오후 2~5시) 옥외작업 중지 권고 온도를 38도에서 35도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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