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에서 울려 퍼질 ‘평화의 노래’

사건/사고 / 우도헌 기자 / 2025-02-14 09: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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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오는 6월 25일, 로마의 바티칸 대성당이 특별한 선율로 물든다. 제주 4·3의 아픔을 위로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제주 4·3 평화 레퀴엠(Jeju 4·3 Peace Requiem)’이 그곳에서 연주되기 때문이다.


제주 4·3 사건은 1948년 4월 3일, 남북 분단 과정에서 벌어진 비극이다.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분의 1에 달하는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로부터 70여 년이 흐른 지금, 제주 4·3 사건이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가 바티칸에서 다시 울려 퍼질 예정이다.
 

사진=제주 MBC 뉴스 캡처

이번 연주는 제주 4·3 유족이자 독일 오스나브뤼크 시립극장에서 활동 중인 부종배 성악가의 기획에서 비롯됐다. 그는 제주 출신 작곡가 문효진과 함께 4·3의 아픔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평화 레퀴엠’을 준비했다. 이탈리아 지휘자 자코포 시파리의 지휘 아래
복스인 아르떼 음악협회, 로마 오페라극장 연주자들, 로마와 제주 청소년 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번 프로젝트는 교황청의 특별한 관심 속에서 성사됐다. 복스인 아르떼 예술감독 리카르도 타무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깊은 뜻에 따라 제주의 아픔을 위로하고, 전 세계가 함께 평화를 기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티칸은 오랫동안 한반도를 ‘평화의 시험대이자 희망의 땅’으로 바라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한국 방문 당시 “한국은 순교자의 피 위에 세워진 신앙의 땅이자 평화를 향한 인류의 희망”이라 언급했다.

바티칸이 제주 4·3을 주목한 것은 종교적 이유 때문만이 아니다. 전쟁과 폭력의 시대를 넘어 용서와 화해의 정신을 실천한 사례로서 한국의 4·3이 지닌 의미가 세계적 보편성을 띠기 때문이다. 바티칸 대성당에서의 이번 연주는 세계가 제주의 평화를 함께 기억하는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한동수 제주도의원은 이번 행사를 위해 ‘제주 4·3 레퀴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제적 관심 속에서 공연이 세계인의 위로와 참여의 장이 되도록 준비 중이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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