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반짝이는 거울의 방’ 죽음과 생명의 경계에서
- 전시/공연 / 권수빈 기자 / 2025-11-05 10:27:42
꼭두는 전통 장례에서 망자의 저승길을 인도하고 위로하던 나무 인형(木人)이다. 망자를 저승으로 안내하거나 길을 지키며, 때로는 재주를 부려 남은 이들의 슬픔을 달래줬다.
이는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로의 여행”이라는 선조들의 생명관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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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립민속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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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석은 무덤 앞을 지키는 돌조각 인물상으로, 망자의 평안을 기원하고 후손의 정성을 전하는 매개체였다.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를 지키는 ‘돌의 몸’은 생명보다 더 오래 남아 후손들의 기억과 애도의 감정을 대변해왔다.
이렇듯 전통 문화 속에서 꼭두와 동자석은 죽음에 대한 한국인의 미의식과 생사관을 드러내는 수단이었다.
이번 전시는 두 유물을 ‘현대 미술의 언어’로 재해석한다. 참여 작가들은 꼭두와 동자석이 지닌 상징을 오늘의 시선에서 확장하며 ‘대리하는 몸’, ‘비추는 몸’이라는 개념을 탐구한다.
특히 ‘거울’이 중요한 장치다. 거울은 단순한 반사체가 아니라 관람객 자신과 작품 그리고 죽은 자의 세계를 동시적으로 비추는 상징적 매개로 작용한다. 빛과 반사, 그림자가 얽히는 전시장 안에서 관람객은 유물과 마주하며 스스로의 존재를 성찰하게 된다.
전통과 현대의 감각이 교차하는 실험적 공간 연출,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시각·공간적 언어로 풀어낸 설치미술적 접근, 관람객 자신이 작품의 일부로 포함되는 몰입형 체험 구조 세 가지가 이번 전시의 핵심적인 감상 포인트다. ‘반짝이는 거울’이라는 상징을 통해 관람객은 자신이 ‘지켜보는 자’이자 동시에 ‘기억되는 자’임을 자각하게 된다.
한편 전시는 내년 1월 24일까지 이어지며 무료 입장 가능하다.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ppbn0101@newstimes.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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