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대의 청소년, 연결의 함정에 빠지다
- 사회일반 / 우도헌 기자 / 2025-10-24 10:26:43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의 대규모 조사 결과는 한때 ‘새로운 세대의 언어’라고 불린 SNS가 ‘인지의 방해물’로 변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데이터로 보여줬다.
9세에서 13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장기 연구에서 소셜 미디어를 지속적이고 강하게 사용하는 그룹은 언어 능력과 기억력 테스트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지만 정작 그들은 깊이 사고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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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24 청소년 디지털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고등학생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시간 27분이며 이 중 절반 이상(약 2시간 50분)이 SNS와 영상 플랫폼(인스타그램·틱톡·유튜브 쇼츠 등)에 쓰인다. 여학생의 SNS 사용률이 남학생보다 20% 이상 높으며, 10명 중 6명은 “SNS를 그만두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고 답했다.
SNS 중독의 위험은 단지 시간 낭비가 아니다. 뇌의 보상 회로가 끊임없이 자극을 받으면서 ‘도파민 과다 분비 → 집중력 저하 → 인지 피로 → 감정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특히 전문가들은 “10대의 전전두엽은 아직 발달 중이므로 SNS의 빠른 피드 전환은 즉각적인 보상을 유도해 집중력과 판단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의 기능 발달을 저해한다”고 경고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가 하나의 문화가 됐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을 스마트폰 없이 보내거나 ‘노폰 존(No Phone Zone)’ 카페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폰 없는 하루 챌린지’, ‘디지털 안식일(Sabbath)’ 같은 자발적 운동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기를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의력과 감정의 리듬을 되찾는 회복 행위다.
SNS와 스마트폰은 더 이상 사라질 수 없는 문명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그 안에서 ‘어떻게 깊이와 자율을 회복하느냐’다. 이는 교육, 미디어, 가정, 개인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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