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눈꽃축제, 다시 눈꽃을 피우다

교통/관광 / 우도헌 기자 / 2025-02-03 12:27:48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1993년 첫 개최 이후 30년 넘게 이어진 대관령눈꽃축제가 올해도 하얀 장막을 펼쳤다. 평창군 대관령면 송천 일대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이번달 2일까지 열린 제31회 축제는 ‘눈동이와 함께 떠나는 눈꽃여행’을 주제로 진행됐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겨울 관광’이란 개념조차 낯설던 시절, 대관령눈꽃축제는 눈과 얼음을‘관광 자원으로 승화시킨 지역축제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엔 유산을 이어받아 한국의 겨울 이미지를 대표하는 상징적 축제로 자리 잡았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축제는 체험형 구성이 두드러졌다. 120m 길이의 눈 터널, 복주머니 모양의 눈 조형물, 새해의 기운을 담은 대형 눈 조각, ‘이글루 점집’ 등은 방문객들에게 참여와 체험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대관령의 자연과 지역 문화를 담은 산수화 벽면 부조와 ‘눈동이’ 캐릭터 눈 조각은 지역 정체성을 살리는 데 주력한 부분이었다. ‘황병산 멧돼지 얼음땡’, ‘빙판 컬링’, ‘눈썰매’, ‘앉은뱅이 썰매’, ‘팽이치기’ 같은 전통놀이 체험도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호응을 얻었다. 특히 얼음으로 만든 의자에 앉아 따뜻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얼음카페’는 젊은 세대의 SNS 피드를 점령하며 ‘대관령 인증샷 명소’로 자리 잡았다.

2025년 축제는 코로나19 이후 완전 정상화된 첫 대규모 겨울행사로, 평창군에 따르면 열흘간 약 40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 상권과 숙박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고, 평창산 감자·황태·한우 등 지역 농특산물 판매량도 지난해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관광객 참여형 콘텐츠 확대와 동선 관리가 개선돼 안전성과 편의성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폐눈(버려진 눈)을 재활용해 조형물을 제작한 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부스 운영 등은 지속가능한 축제 운영의 방향성을 보여줬다.

아쉬운 점은 역시 기후 변화의 영향이다. 대관령은 전통적으로 가장 먼저 서리가 내리는 곳이었지만 올해는 1월 초까지 눈이 제때 내리지 않아 인공 제설에 의존해야 했다. 눈 조형물의 보존 기간이 짧아져 일부 전시물이 일찍 녹거나 형태를 잃는 일도 있었다. 축제의 근간이 눈에 있는 만큼 인공 제설 기술과 친환경 냉각 시스템을 결합한 기후 대응형 축제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관령눈꽃축제는 겨울 문화를 매개로 한 종합 문화축제로 진화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에는 지역 예술가와 협업한 눈·얼음 미디어아트, 평창동계올림픽 유산과 연계한 국제 스노우 아트 페스티벌 등으로 확장될 여지가 크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 뉴스타임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