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바렌보임, 병마 앞에서도 지휘봉 놓지 않는다

전시/공연 / 권수빈 기자 / 2025-02-07 12: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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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세계 음악계의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 82)이 스스로의 병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지난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나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1942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유대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바렌보임은 다섯 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열네 살에 카네기홀 무대에 오르며 피아노 신동 으로 주목받았다. 10대 후반, 그는 이스라엘로 이주한 뒤 지휘자로 방향을 틀며 세계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런던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파리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음악총감독으로 30년간 재직하며 독일 음악계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1999년에는 팔레스타인계 학자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와 함께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West-Eastern Divan Orchestra)’ 를 창단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시리아, 요르단 등 중동 분쟁 지역의 젊은 음악가들이 한 무대에 서는 이 오케스트라는 ‘음악으로 평화를 말하는 공동체’ 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2022년, 그는 심각한 신경학적 질환으로 인해 활동을 줄였고, 2023년에는 베를린 슈타츠오퍼 음악총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그는 이번 성명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 건강을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3년간 받은 성원에 깊이 감동했다. 하지만 나는 완전히 은퇴하지 않았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음악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시금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특히 자신이 창단한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향해 “이 오케스트라의 장기적 안정과 발전을 지키는 것은 나의 중요한 책임”이라며 음악을 통한 화해의 이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파킨슨병이라는 진단 앞에서도 바렌보임은 은퇴 대신 ‘지속’을 택했다. 걸음 더디겠지만 “나는 여전히 배우고 있다. 음악은 삶처럼 언제나 미완성이다”라는 자신의 말을 계속해서 실행하고 있다.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ppbn0101@newstimes.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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