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의 땅에서 예술의 무대가 된 ‘서울억새축제’
- 환경 / 우도헌 기자 / 2025-10-23 13:41:58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은 매년 가을이면 6만 평에 달하는 은빛 억새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의 물결은 눈앞의 풍경을 넘어 서울이 자연과 공존을 실험해온 상징적 공간이기도 하다.
하늘공원은 한때 파리떼가 들끓던 난지도 매립지였다. 그러나 서울시는 1990년대 말 생태 복원 사업을 통해 이곳을 ‘자연으로 돌아간 도시의 실험장’으로 탈바꿈시켰고, 2002년부터 ‘서울억새축제’를 열어 시민들에게 도시 속 자연의 회복력을 보여줬다.
![]() |
| ▲서울억새축제. 사진=서울시 |
올해로 24회를 맞은 축제는 지난 18일 개막해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억새, 빛으로 물들다’다. 억새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축제에서 나아가 자연과 예술이 교감하는 공공예술 무대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축제 기간 동안 하늘공원에서는 억새와 예술이 만나 새로운 풍경을 만든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원 중앙로에서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빛의 숨결’이 매일 오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상영된다. 시민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빛이 반응하며, 억새밭 전체가 하나의 살아 있는 예술 작품으로 변한다.
산책로 입구에는 5명의 작가가 참여한 ‘미디어아트 파빌리온 2025’가 설치돼 있다. 빛과 소리, 영상이 교차하며 감각적 몰입을 이끌어낸다.
정지연 작가의 ‘생명의 빛’은 내부에 직접 들어가 체험할 수 있는 구(球)형 설치물로, 인간과 빛의 관계를 탐구한다. 박여주 작가의 ‘개선문Ⅶ_비욘드’, 아쏘드(Arthod) 작가의 ‘빛의 항해’는 각각 다이크로익 필름과 LED를 활용해 억새밭 곳곳에 환상적인 빛의 결을 드리운다.
서울억새축제는 20여 년 동안 자연의 회복과 시민의 참여를 잇는 도시형 생태 축제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여기에 ‘예술’이 더해지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도시의 폐기물이던 공간이 생태로, 그리고 예술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억새축제는 자연과 인간, 예술이 함께 숨 쉬는 도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 뉴스타임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