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 하루의 첫 번째 리듬

생활/건강 / 권수빈 기자 / 2025-10-29 15: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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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과 위를 지키는 식탁의 기술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아침 식사는 밤새 휴식하던 몸을 깨우고, 하루의 대사 리듬을 정돈하는 ‘신호’다. 하지만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 아침 식탁은 점점 가공식품과 당류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다. 의사와 영양학자들은 “아침 공복에는 자연 그대로의 음식이 가장 좋은 해답”이라고 입을 모은다.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을 ‘자연의 속도’로 먹는 법이 중요하다. 채소는 식이섬유로 혈당을 늦추는 데에 단연 좋은 식품이다. 잎채소, 브로콜리, 오이, 당근, 양배추 등은 아침 식탁의 기본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를 천천히 진행시키며, 이후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흡수를 늦춘다. 특히 공복에 샐러드 형태로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급격한 혈당 상승)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연합뉴스

 

달걀은 혈당 조절의 ‘안정제’ 같은 존재다. 한 개당 6g의 단백질이 들어 있으며, 포만감을 주어 과식을 방지한다. 체중 50kg의 성인은 하루 약 40g의 단백질이 필요하므로 아침에 달걀 두 개만으로도 하루 권장량의 30%를 채울 수 있다.

 

사과 반 개, 블루베리, 라즈베리 등은 천연 항산화 성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즙이나 주스보다는 껍질째 생과일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액체로 섭취하면 섬유질이 파괴돼 흡수 속도가 빨라지고, 오히려 혈당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


아몬드, 호두, 피칸 등은 좋은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하다. 소량(한 줌 정도)을 곁들이면 인슐린 분비를 완화시키며 포만감을 유지한다.


‘빠른 에너지’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음식들은 아침에 피해야 한다. 건강식으로 홍보되는 시리얼의 상당수는 당류 함량이 높고 정제 탄수화물 비중이 크다. 설탕이 첨가된 요거트, 시럽이 들어간 그래놀라 역시 마찬가지다. ‘무가당’이라고 표시되어 있어도 과일 농축액이나 유당이 당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흰빵은 빠르게 포도당으로 변해 혈당을 급격히 끌어올린다. 버터, 잼, 초콜릿 스프레드와 함께 먹을 경우 포화지방과 단순당이 결합해 대사에 부담을 준다.
과일 주스, 스무디는 신선해 보이지만 액상 형태의 과일은 섬유질이 사라져 흡수가 빠르다. 아침에 주스를 마시면 단시간에 혈당이 상승하고, 곧바로 피로감이 찾아올 수 있다.
커피 또한 공복 섭취 시 카페인이 위산 분비를 자극해 위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 특히 속이 예민한 사람에게는 속쓰림과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식사 후 마시는 것이 좋다.


아침 식사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 기상 직후 물 한 잔으로 신진대사를 깨우고, 달걀과 채소, 사과 반 개, 견과류 한 줌 정도로 구성하면 혈당과 위 건강 모두 잡을 수 있다. 물론 시간에 쫓기는 도시인에게 완벽한 아침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편의’의 이름으로 먹는 한 잔의 단 음료, 한 그릇의 시리얼이 하루의 대사 리듬을 무너뜨릴 수 있다. 자연식 위주의 식사로 돌아간다는 것은 평범한 건강 관리가 아니라 몸의 리듬과 대화를 복원하는 선택이다.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ppbn0101@newstimes.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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